안녕하세요.
지난번 포스팅으로 일본 여러 지역에서 오랫동안 전해져 오고 있는 다양한 향토음식을 소개했는데요.
오늘은 치바현(千葉県)의 향토요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치바현은 일본의 수도인 도쿄 바로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도쿄 여행을 위한 일본의 첫 입구인 나리타 국제공항이 있는 지역입니다.
그리고 도쿄에 있을 것 같은 도쿄 디즈니랜드나 디즈니씨 또한 사실은 치바현에 위치해 있는데요.
이렇게 유명한 관광지가 많은 치바현에는 어떤 맛있는 음식들이 있는지 같이 알아볼까요?
1. 락카세이 미소(落花生味噌, らっかせいみそ)
'락카세이(落花生, らっかせい)'는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낙화생'인데요. 땅콩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땅콩을 다른 이름으로 '낙화생'이라고 부르곤 하는데요.
이는 꽃이 떨어져야 열매를 맺는 땅콩의 특징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치바현은 일본 내 땅콩 생산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땅콩이 유명한 곳입니다.
땅콩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기름을 두르고 볶은 땅콩에 설탕과 미소 된장을 넣어 콩자반처럼 만든 락카세이 미소(땅콩 미소)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2. 세이가쿠 모찌(性学もち, せいがくもち)
세이가쿠 모찌는 멥쌀(うるち米)을 사용하여 만든 일본 농민들이 많이 먹던 떡입니다.
츠키누키모찌(つきぬきもち)라고도 합니다.
에도시대 말의 오오하라 유우가쿠(大原幽学)라는 농민지도자가 고안해 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떡을 만드는 찹쌀은 무척 비쌌기 때문에 오오하라 유우가쿠는 상대적으로 값싼 멥쌀을 이용해 일반 서민들도 떡을 먹을 수 있도록 고안했다고 전해집니다.
이런 오오하라를 기념하기 위해 그가 가르치던 학문 세이가쿠(性学, せいがく)의 이름을 붙여 세이가쿠 모찌라고 했다고 합니다.
멥쌀을 두 번 쪄서 먹기 좋은 사이즈로 빚은 후, 팥, 콩고물 등과 함께 먹습니다.
3. 하바 조우니(はば雑煮, はばぞうに)
조우니(雑煮, ぞうに)는 새해 첫날에 먹는 음식으로 일본의 떡국입니다.
미소 된장국이나 맑은 육수 국물에 구운 떡, 가마보코 어묵, 야채 등을 넣고 요리합니다.
하바 조우니는 다른 지역의 일반 조우니와 달리 하바노리라는 미역쇠를 넣은 조우니입니다.
가쓰오부시로 육수를 내고 구운 떡을 넣은 후, 살짝 구운 하바노리를 얹어서 먹는다고 합니다.
일본어로 '幅を利かせる(하바오 키카세루, はばをきかせる)'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우리나라 말로 '활개를 치다. 세력을 떨치다'라는 뜻입니다.
이런 단어의 유래에서 하바노리가 들어간 하바 조우니를 먹으면 1년 동안 활개를 펼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치바현의 사람들은 새해 첫날인 정월에 하바 조우니를 먹는 가정이 많다고 합니다.
4. 나메로우(なめろう)
나메로우는 어부들이 배 위에서 만들어 먹던 생선 타다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나메루(なめる)'는 우리나라 말로 '핥다'라는 뜻인데요.
그릇을 핥아먹을 정도로 맛있어서 나메로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전갱이로 만드는 것이 대표적이지만, 잡히는 어종에 따라 꽁치, 정어리, 오징어 등 신선하고 다양한 해산물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갓 잡은 신선한 생선을 작게 자른 후, 파, 다진 생강, 된장 등을 넣습니다.
그 후 우리가 아는 타다키처럼 두 개의 칼로 잘게 다지면서 섞어주면 완성입니다.
5. 칫코두부(チッコ豆腐) / 우유두부(牛乳豆腐)
출산한 소의 초유로 만드는 유제품 요리입니다.
새끼를 낳은 소의 초유를 불에 가열해서 굳혀 두부처럼 만들어 먹는데요.
초유로 만든다는 점에서 쉽게 구하기가 어려워 낙농업을 하는 목장에서 주로 먹던 음식이지만, 최근에는 가공해서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일본 치바현에서 오랫동안 전해져 온 향토음식 5가지를 소개했는데요.
여러분은 치바현의 향토음식 중 드셔보고 싶은 음식이 있으신가요?
땅콩을 좋아하는 저는 락카세이 미소를 먹으러 꼭 한 번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다른 일본 요리를 소개하는 포스팅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